수단매체와 목적함수의 결합
생각한 미래를 현실로 만드는 힘
후버댐을 바라보면서 한동안 생각에 잠겼던 적이 있다.
거대한 협곡 사이에 물이 흐르고 있었다.
인간은 그 자연을 바라보는 데서 멈추지 않았다.
물을 막고, 댐을 만들고, 전기를 생산하고, 그것을 다시 도시와 사람들의 삶으로 연결했다.
자연은 원래 그곳에 있었다.
그러나 무엇을 만들 것인가라는 목적과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수단이 결합하면서 새로운 가치가 만들어졌다.
『삶의 정도』 제3부에서 윤석철 교수는 수단매체와 목적함수의 결합을 이야기한다.
나는 이 부분에서 결국 이런 질문을 만나게 된다.
좋은 목적을 어떻게 현실로 만들 것인가?
좋은 뜻만으로는 부족하다
목적이 중요하다고 해서 목적만 가지고 살아갈 수는 없다.
건강하게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 건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좋은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말하는 것만으로 좋은 회사가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생각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수단과 실행이 필요하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좋은 기술과 자본, 조직과 사람이 있어도 그것을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가 분명하지 않으면 힘은 분산된다.
그래서 나는 『삶의 정도』의 수단매체와 목적함수를 서로 떨어진 두 개의 개념이라기보다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
목적은 방향을 정하고,
수단은 그 방향을 현실로 만든다.
그리고 그 사이에 실행이 있다.
돌아보니 모두 쌓여 있었다
나는 경영학을 공부했다.
군대에서도 책을 읽었고, 사회에 나와 J&J에서 일할 때도 필요한 전문서적을 직접 사서 공부했다.
Finance를 했고, Industry를 경험했고, 원가를 공부했고, 조직과 사람을 다루는 일을 했고, 수많은 경영의 문제를 만났다.
그때는 그 경험들이 훗날 어디에 쓰일지 알지 못했다.
ABC Costing을 공부할 때도 그것이 훗날 어떤 문제를 해결하게 될지 알지 못했다.
서로 관계없어 보이는 일들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새로운 문제를 만날 때마다 과거에 배웠던 것이 하나씩 다시 나타났다.
경험은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
내 안에 축적되어 있었다.
나는 이제 이것을 윤석철 교수가 이야기한 우회축적이라는 화두를 통해 다시 바라보게 된다.
당장 필요하지 않아 보이는 공부, 경험, 실패, 사람과의 만남까지도 어느 순간 서로 연결되면서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힘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축적이 결국 한 사람의 사고의 틀을 만든다고 나는 생각한다.
같은 것을 보고도 질문이 달라지는 이유
같은 경영학을 공부했다고 해서 모두 같은 경영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같은 책을 읽었다고 같은 판단을 하는 것도 아니다.
사람마다 살아온 경험이 다르고, 만난 사람이 다르고, 성공과 실패가 다르다.
그것들이 오랜 시간 축적되면서 자기만의 사고의 틀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같은 문제를 보고도 질문이 달라진다.
나는 사고의 틀을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남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 앞에서 한 번 더 “왜?”라고 물을 수 있는 힘.
그리고
“다른 방법은 없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는 힘.
그 작은 차이가 내가 말하는 반 발짝일지도 모른다.
지금 나는 다시 배우고 있다
오랜 시간 큰 조직에서 경영을 해왔지만, 지금 직접 사업을 하면서 나는 또 다른 세상을 배우고 있다.
Trugenes를 시작하면서 특히 그렇다.
회사에 있을 때는 좋은 제품을 만들고 좋은 조직을 만들면 그것을 움직이는 시스템이 있었다.
지금은 다르다.
제품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어떻게 더 단순하게 할 것인가.
누구에게 어떻게 알릴 것인가.
어떻게 판매할 것인가.
고객은 왜 선택하고, 왜 선택하지 않는가.
하나하나 직접 부딪쳐야 한다.
그래서 요즘은 사람이 달리 보이고, 직접 시장을 만들어낸 사업가들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다.
예전에는 경영자의 자리에서 시장을 보았다면, 지금은 Entrepreneur의 자리에서 시장을 다시 보고 있다.
목적은 같아도 수단은 달라져야 한다
Trugenes를 시작하면서 생각한 것은 비교적 분명했다.
내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더 나은 삶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자.
그런데 목적이 분명하다고 사업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목적을 현실로 만드는 수단을 끊임없이 찾아야 했다.
제품도 마찬가지다.
좋은 성분을 많이 넣는다고 좋은 제품이 되는 것은 아니다.
고객이 이해하기 쉬워야 하고, 사용하기 편해야 하고, 선택하기 쉬워야 한다.
그래서 제품을 계속 들여다본다.
더 단순하게 만들 수 없을까?
더 좋은 가치를 줄 수 없을까?
유통도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회사가 제품을 만들고 대리점이나 유통망을 통해 고객에게 전달하는 구조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는 고객에게 가는 길이 달라지고 있다.
온라인몰도 있고, 라이브커머스도 있고, Influencer도 있고, SNS도 있다.
결제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유행하는 디지털 기술을 모두 따라가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목적을 더 잘 실현할 수 있는 수단이 무엇인가를 찾는 것이다.
나는 이것이 디지털 시대에 수단매체를 바라보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Digital은 목적이 아니다
나는 Digital이라는 말을 좋아하지만, Digital 자체가 목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AI도 마찬가지다.
AI를 사용한다고 좋은 회사가 되는 것도 아니고, Digital Transformation이라는 말을 쓴다고 혁신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다.
그것들은 모두 수단매체다.
중요한 것은 그것으로 어떤 가치를 만들 것인가이다.
그래서 나는 요즘 제품과 유통구조를 다시 생각한다.
복잡한 것은 단순하게 만들고, 불필요한 단계는 줄이고, 고객과 더 가까이 연결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아직 완성된 답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도 계속 시험하고 있다.
해보고, 보고, 고치고, 다시 해본다.
나는 Entrepreneurship도 바로 이런 과정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가치를 발견하고,
그 가능성을 발전시키고,
마침내 현실에서 이루어내는 것.
Discovering value, developing it, and making it happen.
우회축적은 과거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처음에는 우회축적을 지나온 삶을 돌아보는 개념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나는 지금도 우회축적을 하고 있는 중이다.
직접 영업을 해보는 것.
디지털 유통을 공부하는 것.
Influencer와 새로운 판매방식을 생각하는 것.
AI를 사용해보는 것.
제품을 다시 들여다보는 것.
어떤 것은 성공할 것이고 어떤 것은 실패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들이 사라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험은 또 다른 경험과 만나고, 어느 순간 새로운 사고의 틀이 될 것이다.
60이 넘었다고 축적이 끝나는 것도 아니다.
어쩌면 지금까지 쌓아온 것과 새롭게 배우는 것이 만나는 지금부터가 더 재미있을 수도 있다.
당신에게는 무엇이 축적되고 있습니까?
우리는 빠른 결과를 원한다.
특히 디지털 시대에는 더 그렇다.
검색하면 답이 바로 나오고, AI는 몇 초 만에 많은 것을 만들어준다.
그래서 오히려 기다리고, 배우고, 경험을 축적하는 시간이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답을 빨리 얻는 것과 사고의 틀을 갖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니다.
책을 읽은 시간.
일하면서 부딪친 문제.
실패했던 경험.
별 의미 없어 보였던 업무.
사람과의 만남.
지금 배우고 있는 새로운 것.
그것들이 어디에서 다시 만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삶의 정도』의 우회축적이라는 화두를 생각하며 나 자신에게도 다시 묻는다.
지금 나는 무엇을 축적하고 있는가?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분에게도 같은 질문을 드리고 싶다.
지금 당신에게는 무엇이 축적되고 있습니까?
그리고 그것을 어떤 목적을 위해 사용하고 싶습니까?
어쩌면 지금은 돌아가는 길처럼 보이는 그 길이,
언젠가 당신만의 길이 될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