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대와 2030년대, 누가 새로운 시대의 주인공이 될 것인가?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수많은 제품은 누군가의 손을 거쳐 우리에게 도착합니다.
좋은 제품을 만드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 제품의 가치를 발견하고 고객에게 전달하는 일 역시 중요합니다. 아무리 훌륭한 제품이라도 고객을 만나지 못하면 그 가치를 충분히 실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유통입니다.
유통에는 도매와 소매, 대형 유통업체, 온라인 플랫폼, 병원과 같은 전문 채널, 해외 수출 등 다양한 방식이 존재합니다. 각각의 방식에는 고유한 역할과 경쟁력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통해 제품의 가치를 전달하고 시장을 넓혀 가는 직접판매의 세계는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제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고객을 이해하고, 새로운 시장을 발견하며, 때로는 한 사람의 영업인이 새로운 기업을 일으키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유통의 역사를 돌아보면 이러한 도전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평범한 영업인에서 시대의 개척자로
우리 사회에는 오랫동안 사농공상(士農工商)이라는 전통적 가치관의 흔적이 남아 있었습니다.
상업과 영업을 바라보는 시선도 오늘날과는 달랐습니다. 물건을 판매하는 일을 하나의 전문적인 직업이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으로 충분히 인정하지 않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대가 변화하면서 영업의 현장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사람들이 등장했습니다.
1980년대, 백과사전을 판매하던 한 영업인은 고객을 직접 만나며 시장을 배웠습니다. 그는 영업 현장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사업을 일으켰고, 새로운 기업을 성장시키는 길을 걸었습니다.
1990년대에는 한국에 새로운 직접판매 방식을 소개하고 시장을 개척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생소했던 사업 모델을 고객과 사업자들에게 알리고, 사람을 중심으로 새로운 유통조직을 만들어 갔습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직접판매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고, 다양한 사업 방식이 등장했습니다. 성장의 과정에는 변화와 혼란도 있었지만, 그 안에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려는 도전은 계속되었습니다.
2010년대에는 기존의 판매 방식과 차별화된 모델을 제시하며 새로운 유통조직을 성장시킨 사람들도 등장했습니다. 화장품과 생활용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비자와 판매자를 연결하는 새로운 방식이 시도되었습니다.
시대도 다르고 사업 방식도 달랐지만, 이들의 출발점에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거대한 기업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고객을 만나는 현장에서 출발했습니다. 고객의 필요를 이해하고, 기존 시장의 한계를 발견하며,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영업인은 사업가로 성장했고, 일부는 한 시대의 유통을 바꾸는 개척자가 되었습니다.
이들의 이야기가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히 큰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이미 만들어진 길을 따라가는 데 머무르지 않고, 스스로 새로운 길을 만들었다는 데 있습니다.
바로 그 도전에서 Entrepreneurship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유통의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습니다
유통의 역사를 살펴보면 뛰어난 상품과 혁신적인 판매 방식만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사업을 움직이는 것은 사람입니다.
특히 사람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유통에서는 고객의 신뢰를 얻는 능력만큼이나 함께할 사람을 발견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좋은 영업 인재를 찾는 일은 사막에서 바늘을 찾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입니다.
뛰어난 판매 실적을 올리는 사람이 반드시 훌륭한 리더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처음에는 눈에 띄지 않았던 사람이 경험을 쌓고 적절한 기회를 만나면서 놀라운 Leadership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사람의 가능성은 때로 화려한 경력보다 작은 태도에서 드러납니다.
상대방을 존중하는 자세, 약속을 지키는 성실함, 어려운 상황에서도 책임을 다하는 마음, 그리고 끊임없이 배우려는 태도 같은 것들입니다.
이러한 자질을 지닌 사람이 좋은 기회를 만나면 자신의 능력을 키워 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가 다시 다른 사람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성장시킬 때, 비로소 하나의 영업조직이 지속 가능한 조직으로 발전합니다.
여기에는 또 하나의 중요한 질문이 있습니다.
누구와 함께 그 길을 걸어갈 것인가.
사업을 시작하는 데에는 좋은 아이디어와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오랜 시간 사업을 이어 가려면 서로 신뢰하고 같은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좋을 때만 함께하는 관계와 어려운 시기에도 함께할 수 있는 관계는 다릅니다.
Entrepreneurship이 새로운 길을 여는 도전이라면, Leadership은 그 길을 함께 걸어갈 사람을 발견하고 성장시키는 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랜 기업이 지켜 온 철학
기업의 역사를 돌아보면 오랫동안 성장해 온 기업들에는 시대가 변해도 쉽게 바뀌지 않는 철학이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1886년에 설립된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은 올해로 140년의 역사를 이어 오고 있습니다.
이 기업은 1943년 ‘Our Credo’를 제정했습니다.
Our Credo는 고객과 환자, 의료인, 직원, 지역사회, 주주 등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이야기합니다. 기업의 성과를 생각하기에 앞서 누구를 위해 존재하고 어떤 책임을 다해야 하는지를 밝힌 것입니다.
1959년에 설립된 암웨이(Amway) 역시 67년 동안 직접판매 사업을 이어 오고 있습니다.
암웨이가 추구해 온 비전은 ‘Helping People Live Better Lives’입니다.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는 의미입니다.
두 기업은 사업 분야와 유통 방식이 다릅니다.
그러나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의 중심에 사람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기업이 오래되었다는 사실만으로 그 기업의 모든 경영활동이 옳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수십 년, 때로는 한 세기를 넘어 사업을 이어 가는 기업들이 사람에 대한 책임과 가치를 중요한 철학으로 제시해 왔다는 사실은 생각해 볼 만합니다.
사업의 방식은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철학은 오래도록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것이 지속 가능한 기업을 생각할 때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입니다.
디지털은 발전했지만, 유통의 가치는 어디로 갔을까요?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유통시장에 놀라운 편리함을 가져왔습니다.
이제 소비자는 손가락 하나로 제품을 비교하고 구매할 수 있습니다. 판매자 역시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넘어 수많은 고객을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온라인 쇼핑과 라이브커머스, 디지털 결제, 인공지능 기술은 유통의 속도와 범위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큰 조직과 많은 자본이 있어야 접근할 수 있었던 시장에도 이제는 작은 기업과 개인이 도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편리함이 커진 만큼 돌아보아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유통도 엄연한 사업입니다.
고객의 필요를 이해하고 좋은 제품을 찾아 그 가치를 전달하며, 신뢰를 쌓아 가는 과정에서 수익이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제품이 지닌 가치보다 얼마나 빨리, 얼마나 많이 팔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진 것은 아닐까요?
일부 영업인들은 오랜 시간 고객을 만나고 시장을 개척하는 일보다 더 쉽고 빠르게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길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가상자산을 비롯한 새로운 투자시장으로 관심을 돌린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큰 기대를 품었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 사례도 적지 않았습니다.
물론 새로운 투자나 기술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무엇을 기준으로 기회를 선택하느냐에 있습니다.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것인가보다 얼마나 쉽게 돈을 벌 수 있는가가 먼저라면, 사업은 본래의 방향을 잃기 쉽습니다.
돈은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나 돈이 사업의 유일한 목적이 되는 순간, 유통이 지켜야 할 가치는 흔들릴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디지털 기술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그 기술을 어떤 철학으로 활용하느냐의 문제일 것입니다.
기술은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고 거래를 편리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객의 마음을 이해하고 신뢰를 형성하는 일에는 여전히 사람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특히 전문적인 설명이 필요하거나 고객과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분야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디지털 기술과 사람의 감성(Emotion)은 서로 대립하는 개념이 아닙니다.
오히려 함께할 때 더 큰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디지털은 거래를 편리하게 만들고, 감성은 관계를 깊게 만듭니다.
미래의 유통은 기술을 잘 활용하는 능력과 사람을 이해하는 능력이 만나는 곳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과거의 판매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도, 새로운 기술만을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것도 아닙니다.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사업의 길을 만들어 가는 일입니다.
후대에 무엇을 남길 것인가
사업의 성공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흔히 매출과 이익, 시장점유율을 먼저 떠올립니다.
물론 중요한 성과들입니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기업과 인물들을 생각해 보면 또 다른 질문을 하게 됩니다.
그들은 무엇을 남겼을까요?
어떤 새로운 시장을 열었을까요?
어떤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었을까요?
그들이 만들어 낸 가치는 다음 세대에도 이어지고 있을까요?
한 시대에 성공하는 것과 후대에 의미 있는 이름을 남기는 것은 다를 수 있습니다.
후대가 기억하는 이름은 단순히 많은 부를 축적한 사람의 이름만은 아닐 것입니다.
새로운 길을 열고, 사람을 성장시키며, 오래도록 이어질 가치를 남긴 사람들의 이름도 기억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업의 시작부터 무엇을 위해 일하는지, 누구와 함께할 것인지, 어떤 가치를 지켜 나갈 것인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오래가는 사업은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같은 가치를 믿는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가치는 다음 세대의 새로운 도전을 통해 이어집니다.
2020년대와 2030년대, 누가 새로운 시대의 주인공이 될 것인가?
198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각 시대에는 새로운 유통의 길을 개척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처음부터 특별한 위치에 있었던 사람들이 아닙니다. 고객을 만나는 작은 영업 현장에서 출발해 새로운 시장을 발견하고, 사람들과 함께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갔습니다.
그렇다면 2020년대와 다가올 2030년대에는 누가 새로운 유통의 주인공이 될까요?
디지털 기술과 인공지능은 과거에 상상하기 어려웠던 기회를 열어 주고 있습니다. 이제는 작은 기업이나 개인도 세계시장을 향해 도전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그러나 기회가 주어진다고 해서 누구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은 아닙니다.
변화를 읽는 안목과 새로운 길에 도전하는 용기, 그리고 그 길을 오래도록 함께 걸어갈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Entrepreneurship은 기회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기회를 발견하고 스스로 도전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어쩌면 다음 시대의 주인공은 지금 어느 작은 영업 현장에서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해내고 있는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아직 자신의 가능성이 얼마나 큰지 알지 못한 채 하루하루 성실하게 일하고 있는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과거의 개척자들도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일에서 더 큰 가능성을 발견했고,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도전했습니다.
미래의 유통 역시 그렇게 시작될 것입니다.
2020년대와 2030년대, 새로운 유통의 역사를 만들어 갈 주인공은 과연 누구일까요?
그 답은 오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사람들 가운데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언젠가 다음 세대가 유통의 역사를 돌아볼 때, 오늘 새로운 길에 도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 새로운 역사는 지금, 누군가의 작은 도전에서 시작되고 있을 것입니다.
김장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