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stav Klimt-같은 그림, 서로 다른 가치

MY FAVORITE MOVIES #01 — Woman in Gold

Gustav Klimt, Portrait of Adele Bloch-Bauer I (1907)
Image: Public Domain · Wikimedia Commons

영화 Woman in Gold는 언니의 장례식에서 시작한다.
마리아는 언니의 관 앞에서 이렇게 말한다.

“If life is a race, then she has beaten me to the finishing line.
But if it is a boxing match, then I’m the last one standing.”

— Maria Altmann, Woman in Gold

인생이 경주라면 언니가 나보다 먼저 결승선에 도착했다.
하지만 인생이 복싱이라면, 나는 마지막까지 서 있는 사람이다.

나는 아직 서 있다.

이 짧은 말이 어쩌면 이 영화 전체를 이야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좋은 영화는 보고 나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마음속에 남는다.

나에게 Woman in Gold가 그런 영화 중 하나다.

이 영화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유명한 작품 Portrait of Adele Bloch-Bauer I를 둘러싼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나치 시대에 빼앗긴 가족의 그림을 되찾기 위해 Maria Altmann이 젊은 변호사 Randol Schoenberg와 함께 오스트리아 정부를 상대로 긴 싸움을 벌이는 이야기다.

하지만 내가 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히 빼앗긴 명화를 되찾는 감동적인 이야기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계속 한 가지 생각을 했다.

같은 그림인데, 왜 사람마다 전혀 다른 Value를 느끼는가?


같은 그림을 바라보지만, 사람마다 발견하는 Value는 다르다.
Film still: Woman in Gold (2015)

한 점의 그림, 여러 개의 Value

그림은 하나다.

그러나 그 그림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그 의미는 모두 다르다.

미술관의 눈으로 보면 세계적인 예술작품이다.
국가의 입장에서는 지키고 싶은 문화유산일 수 있다.
미술시장에서는 엄청난 경제적 가치를 가진 작품이다.

그러나 Maria에게 그 그림은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단순한 Klimt의 명화가 아니다.

그림 속 Adele은 자신의 가족이고, 그림이 걸려 있던 집은 어린 시절의 기억이며, 그 작품에는 전쟁과 박해로 인해 잃어버린 가족의 시간과 삶이 함께 들어 있다.

Art의 Value, Money의 Value, 국가가 생각하는 Value, 그리고 한 인간의 기억 속 Value.

같은 그림인데 모두 다르다.

나는 바로 이 점이 이 영화를 특별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Maria Altmann — 한 사람에게 그림은 예술품을 넘어 가족과 기억의 일부였다.
Photo source: Christie’s

사람은 같은 것을 보고도 다르게 본다

오랫동안 Global Business 현장에서 사람과 조직을 경험하면서 나는 같은 상황을 보고도 사람들이 전혀 다른 판단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처음에는 누가 맞고 누가 틀린가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디에서 바라보고 있는가?

그 사람이 살아온 Experience가 다르고, 맡고 있는 역할이 다르고, 만난 사람들이 다르며,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Emotion도 다르다.

그러니 같은 것을 보고도 발견하는 Value가 다를 수밖에 없다.

Woman in Gold를 보면서도 마찬가지였다.

Maria가 보는 그림과 오스트리아가 보는 그림은 같은 그림이지만 같지 않다.

변호사가 바라보는 의미도 처음부터 Maria와 완전히 같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영화를 보는 우리도 모두 다르다.

누군가는 나치의 약탈과 역사적 정의를 볼 것이다.
누군가는 법과 국가의 문제를 볼 것이고, 누군가는 Klimt의 예술세계를 볼 것이다.
또 누군가는 가족과 상실, 기억의 문제에 더 마음이 움직일 것이다.

나 역시 다른 관객과 같은 영화를 보지만, 내가 발견하는 Value는 다를 수 있다.


Global Leader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을 보는가이다

나는 Global Leader로 일하면서 숫자와 성과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조직과 사람을 움직일 수는 없었다.

시장에는 숫자로 아직 나타나지 않은 가능성이 있고, 사람에게는 이력서나 직책만으로는 보이지 않는 잠재력이 있다. 때로는 문제가 있는 곳에 새로운 기회가 숨어 있고, 서로 다른 의견이 부딪히는 곳에서 오히려 새로운 방향이 발견되기도 한다.

그래서 Leader에게 중요한 능력 중 하나는 이미 보이는 가치를 관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아직 잘 보이지 않는 Value를 발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쪽에서만 바라보면 하나밖에 보이지 않는다.

조금 옆으로 가서 보고, 상대방의 자리에서도 보고, 고객의 눈으로도 보고, 조직의 눈으로도 보고, 때로는 전혀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그러면 같은 것에서 전혀 다른 Value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것은 내가 Woman in Gold에서 발견한 또 하나의 의미다.


People · Emotion · Value

Digital 시대가 되면서 우리는 점점 더 많은 것을 숫자로 표현한다.

데이터를 분석하고, AI는 빠르게 답을 찾아낸다.

그러나 사람에게 중요한 모든 Value를 숫자로 설명할 수 있을까?

Maria에게 그 그림의 가격이 아무리 높아진다고 해도 그것만으로 그림의 의미를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 안에는 People이 있고, 그 사람에게는 Emotion이 있으며, 그 Emotion과 Experience를 통해 발견되는 Value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래서 Value를 생각할 때 사람을 빼놓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PEOPLE → EMOTION → VALUE

사람이 다르면 경험이 다르고,
경험이 다르면 느끼는 것이 다르며,
느끼는 것이 다르면 발견하는 Value도 달라진다.

바로 그 다양성 때문에 세상에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수많은 Value가 존재하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Entrepreneurship

내가 생각하는 Entrepreneurship은 창업을 의미하는 말에 머물지 않는다.

하나의 사고의 틀에 더 가깝다.

Discovering Value
Developing Value
Making It Happen

가치를 발견하고,
그 가치를 발전시키고,
마침내 현실로 만들어내는 것.

그렇다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나는 Value를 발견하는 눈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새로운 것만 찾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같은 것을 바라보면서도 다양한 각도에서 아직 발견되지 않은 Value를 찾아낼 수 있다.

그리고 그 발견을 혼자의 생각으로 끝내지 않고 발전시키고 실행해 실제 가치로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Entrepreneurship의 가치 창출이다.


그래서 내가 이 영화를 좋아한다

Woman in Gold는 한 점의 그림을 되찾는 이야기다.

그러나 나에게는 그보다 훨씬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다.

People이 있고,
Emotion이 있고,
Memory가 있고,
History가 있고,
그리고 서로 다른 Value가 있다.

같은 그림을 보아도 우리는 같은 것을 보지 않는다.

살아온 시간이 다르고, 경험이 다르고, 서 있는 위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 영화를 볼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한다.

나는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가?

다른 사람은 무엇을 보고 있는가?

그리고 우리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Value는 무엇인가?

Global Leader로 살아오면서 나는 이 질문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그리고 지금은 그것이 Entrepreneurship의 출발점과도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같은 것을 보면서도 다양한 각도에서 아직 발견되지 않은 Value를 찾아내는 것.

어쩌면 Entrepreneurship은 바로 그곳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처음 마리아가 했던 말이 다시 떠올랐다.

I’m the last one standing.

나이가 들었다는 것은 삶에서 물러났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나는 아직 서 있는가?
나는 아직 달리고 있는가?

그리고 아직 달리고 있다면,
나는 무엇을 위해 달리고 있는가?